오늘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용산역을 향해 가는 ‘동인천 급행’ 열차를 타게 되었다. 어라~ 용산역으로 가는 동인천 급행열차라~ 순간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차장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아줌마 차장도 많은 것 같다.) “용산 급행”이라고 표시해야 될 LED를 “동인천 급행”이라고 써 놓고 운행 중인 것이었다. 별 의미 없이 넘길 수 있는 일이었지만 나에게는 큰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나의 명함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세광교회의 집사다. 또 주일학교 교사를 20년 넘게 했고 지금은 부장집사다. (어제도 여름성경학교 교사 강습회 참석했다.) 성가대도 20년 가까이 한 것 같다. 예배 찬양인도를 15년 넘게 했고, 회사에서는 전임연구원이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인증한 고급기술자다. (사실 올해부터 고급기술자가 되었다. 고급기술자 위에는 특급기술자라는 것이 또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로 나를 표현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이것보다 나를 더 잘 설명할 수는 없다.

    아침에 내가 만난 전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동인천 급행”이라고 쓰여 있지만, 그것이 동인천으로 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용산역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하여 가고 있는가? 나의 생명을 바쳐 주님께서 내게 주신 계명을 지키며 나에게 허락하신 사명을 감당하기를 소망한다. 오직 부르심사명을 따라 살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는 아침이다.

 

 

+ Recent posts